머리카락이 없으면 도술을 못 부리는 머털이처럼 부적 없인 아무것도 못하는 전우치.
영화를 보는 내내 머털도사가 떠올랐는데 검색해보니 나만 그런 건 아니었던 듯,
의외로 많은 블로거들이 리뷰에서 머털도사를 언급했더라.
그래서일까, 차라리 머털도사를 영화로 만들었으면 좋았으련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강동원 씨가 머털이를 하기엔 너무 잘생겼다는 사실이 문제긴 해도 전우치의 시나리오는 확실히 완벽하지 못했다.
타짜 감독이 찍은 게 맞을까 싶을 만큼 플롯이 엉성해서 깜짝 놀랐지만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는 법.
최동훈 감독은 아무래도 상상력이 조금 부족한 것 같다고 감히 결론을 내리련다.
전우치는 도사다.
천방지축 악동이니 뭐니 하는 성격은 둘째 치고
도술을 부리는 도사다.
감독은 이러한 설정을 100퍼센트 활용해서 얼마든지 더 기발한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영화는 그러지 못했고 나는 바로 그 점이 아쉽다.
물론 코믹적인 요소가 많아 두 시간 반 동안 매우 즐거웠다.
계속 깔깔 웃었고 올 겨울 최고의 데이트용 영화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단순히 500년이라는 시차에서 비롯된 괴리감(핸드폰으로 주문을 외는 장면 등) 덕분이지
호오 하며 감탄을 하진 않았다.
내 뒤통수를 후려치는 아이디어가 없었다는 점이 못내 아쉬울 뿐이다.
그래도 어쨌든 앞서도 말했듯
이 영화는 분명 최고의 데이트용 영화다.
풋내기 커플이든 오래된 커플이든 팝콘 먹으며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영화다.
여자친구들끼리 팔짱 끼고 우르르 몰려가서 보기에도 좋다.
그러니 닥치고 극장으로 가자!
넝마를 걸쳐도 간지가 좔좔 흐르는 강동원 씨의 훈훈한 자태에 살짝 정신줄을 놓아도 좋고
초랭이와 세 신선이 선사하는 웃음폭탄에 배꼽이 빠져도 좋다.
그냥 즐기는 거다 ^_^